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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및 여행 일반정보

팔공산 갓바위 산행

by 행법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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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바라는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를 보러 갑니다.

주차장입구에서 관암사까지

팔공산 갓바위산행은 대구 방면과 경산, 영천 방면으로 두 갈래로 갈 수 있는데, 역시 갓바위산행은 대구 방면에서 힘들게 올라가는 게 왠지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물론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정하면 될  듯하다. 늘 그랬듯이 식당가에 주차를 하고 나무로 하늘을 덮은 흙길을 따라서 관암사까지 간다. 아직은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이라 서늘함이 온몸을 감싼다. 팔공산 갓바위를 오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가기 전날까지 갈까 말까 고민하게 된다. 일단은 일어나 마자 그 고민은 계속되다가 어느 정도 타협점인 관암사까지만 가보자로 결정하면 일단 산행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중생의 번뇌는 부처의 거룩한 맘을 헤아리기는 힘들 듯하다. 처음부터 가뿐 숨소리로 새벽을 깨우듯 산행은 시작된다. 오르막은 힘듦과 갈등 속에서 걷다 보면 어느새 땀이 나기 시작한다. 올라가는 중에 벌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며 순간 부러움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아득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역시 산행초반이라 이런 게 사실 더 힘들게 한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다. 빨리 관암사가 나오기만을 기대하며 계속해서 올라간다. 드디어 출발 20 여분만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비우고 새로운 맘을 다지며 잠시나마 숨을 고른다. 

관암사에서 돌계단을 밟고서

드디어 1년 365일을 의미하는 1365계단에 앞에 서서 갓바위정상을 향해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돌계단을 오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지옥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 시작되는 계단은 그래도 큰 돌계단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들 열심히 계단을 밟으며 올라간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물론 힘들면 쉬면서 가면 된다. 중간중간에 쉼터의자가 있지만 난 쉬다가 다시 추슬러서 올라가는 게 더 힘들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차라리 천천히 조금씩 올라가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그래서 갓바위를 오를 때는 나만의 루틴으로 쉬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다. 돌계단을 오르다 보면 거의 정상 150여 미터 남기고 큰 쉼터공간이 나온다. 일단 여기까지 오면 거의 다왔다고 할 수 있지만, 데드포인트는 바로 이 지점부터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극락계단이라 할 수 있는 가장 경사가 급한 계단이 기다린다. 여기가 젤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즐기자. 그러면 드디어 정상이 바로 우리 앞에 온다. 

드디어 정상에서 갓바위의 부처님을 보다

극락지옥을 올라서고 드디어 자판기가 보이고 다 왔다는 탄성이 나온다. 불경소리와 천장에 달린 연등과 갓바위를 바라보며 절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뿐 숨을 힘껏 몰아쉬며 난간을 붙들고 끝없이 펼쳐진 시원한 풍경이 확 들어온다. 힘들었지만 역시 올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이다. 하지만 너무 상쾌하다. 기분이 너무 좋다. 갓바위축대돌벽에 이마를 기대고 그 기운을 느껴본다. 그리고 갓바위를 바라보며 잠시 눈을 감고 기도드린다. 그리고 매트를 깔고 삼배를 드린다. 마음속 바라는 것을 기도하며 산행을 서서히 마무리한다. 갓바위는 특히, 학사모를 닮아서 수능시험이나 합격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들 오셔서 기도드린다고 한다. 올해 모든 수험생들이 원하는 바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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